살기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요즘 한풀 꺾여서 시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회 초년생들에게 저축과 펀드에 대한 지루한 설교와 잔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를 접해본 사람들에게 또다시 설교를 늘어놓는 것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므로 펀드를 하라 마라하는 개인적인 소견을 늘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이야기의 촛점은 “재테크의 수단은 무엇이 좋은가?”, “꼭 펀드를 해야 하는가?” 가 하는 이유나 당위성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펀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 “뭘 조심하면 나도 전문가처럼 투자할 수 있는가?”하는 방법으로의 접근이다.
책에 나오거나 은행,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설명하는 펀드의 ABC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의 특성을 역학적 함수관계로 분석해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 어떻게 해야 펀드 투자를 제대로 한 것일까? 과연 펀드로 돈을 벌 수 있는가?
당연히 벌 수 있다. 어떻게? 먼저 펀드투자라는 것은 나보다 자산운용을 잘하는 펀드매니저를 고용(펀드 가입, 펀드 투자)해서 그 펀드매니저에게 일정 부분 수수료(운용보수)를 떼주고 내 돈을 대신 굴려달라, 내 돈으로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서 돈을 벌어달라고 부탁(투자신탁)을 하고 그 다음엔 그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내 돈을 운용해서 수익을 가져다 주기를 기다리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먼저 주변환경을 둘러보자면 흔히 말하는 금융 시장은 자본주의의 꽃, 가치 교환의 장, 국가 경제의 심장이란 위치에서 한참 지나 이미 도박판이 되어 버렸다. 금융시장의 현실을 들여다 보면 가치 교환의 기준인 화폐는 자본주의에서 모든 가치(무형의 가치, 사상, 양심, 정의 등을 포함하는)의 중심이 되어 버렸고,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갖고 싶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이 화폐(부)를 긁어 모아 모든 행복을 다 가지고자 오늘도 혈안이 되어 어리버리한 신입 시장참가자들이나 사회적 약자들, 즉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이나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몰라 방황하는 사회 초년생, 의지와 지식이 부족한 개미투자자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이런 복마전같은 투기장, 노름판에서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인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영화 “신의 한수”에 나오는 노름판에서 박카스 심부름 하면서 허리 굽히고 하루종일 박카스 팔고 재떨이를 비우며 팁받는 조연처럼 시장에 억지로 매달려 하루 하루 살얼음판 위를 걸으며 살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이 고수인지 하수인지, 사기꾼인지 노름꾼인지도 모르고 자기의 직관과 짧은 실력만 믿고 정면승부를 해서 크게 한판 벌여볼 것인가? 그리고 정말 돈을 딴다면 과연 딴 돈을 안전하게 시장 밖으로 들고 나갈 수 있을까?
시장의 원리를 모르고 뛰어들면 부족한 정보와 어설픈 실력으로 결국 시장의 배후에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손에게 당할 수 밖에 없다. 즉, 충분한 지식과 경험, 자본력, 성공적인 투자 전략을 모르면서 주식투자나 채권투자, 선물/옵션/ELS 같은 파생 상품 등에 개인이 직접 뛰어들어서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물론 우리 주위에는 전설처럼 “저 친구는 그때 주식 한종목에 대출까지 얻어 몰빵해서 5천만원 벌어서 외제차 샀잖아!”, “내 친구는 그때 주식 XX 한종목으로 따블 먹었잖아!” 하는 무용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마음이 급하고 짧은 시간에 돈을 벌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게 뛰어든 주식 투자는 “왜 나만 주식을 사면 떨어지는거야?!” 하는 좌절감과 패배의 추억만 안고 돌아설 수 밖에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금융시장, 그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도박판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박카스 심부름 같은 업종을 제외하고는 돈 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그런 금융자산에 투자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를 고용한다? 그렇다. 전문가는 나 대신 그 도박판에서 싸움을 할 것이고 사기를 칠 것이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나에게 돈을 벌어주겠다고 약속한 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돈(운용보수)을 주고 나 대신 도박(투자)에 뛰어들것을 지시할 수 있다. 그게 바로 펀드(계약)이고 펀드매니저(사람)다.
그런데 그 사람(펀드매니저)은 과연 나쁜놈이 아닐까? 그 인간은 사기꾼이 아닐까? 이것도 역시 함정이 아닐까? 그 사람은 혹시 하수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당연히 대답은 그럴수 있다 이다. 금융시장에 플레이어로 뛰는 선수지만 그 펀드매니저 또한 사람이며 거대한 큰 손에 휘둘릴 수 있는 한 인간이며, 대학을 갓 졸업하고 이론으로만 무장한 어슬픈 풋내기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장에서만 십수년 경험을 쌓고 시장의 큰손이 움직이는 방향을 미리 선수쳐서 푼돈 좀 긁어모을 수 있는 고수의 반열에 든 사람도 꽤 많다. 우리가 할 일은 그 고수를 찾아서 우리돈을 맡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펀드 매니저가 내 돈을 잘 굴려 돈을 벌어주기를 기다리는 거다. 비용 충분히 내고.
2. 누가 내 돈을 벌어줄까?
펀드 매니저들은 원래 내 돈을 벌어주기로 약속(고용) 되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람들도 항상 행운이 가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 누가 내 돈을 잘 벌어줄까? 그건 정답이 없다.
어느 펀드(펀드매니저)가 내 돈을 잃지 않고 불려줄 것인가? 를 미리 안다는 것은 어떤 주식이 오를까? 를 미리 아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주식과 펀드를 비교해보면 비슷한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다. 예를 들면 주식매매는 회사에 직접 투자(회사 자본에 투자)를 하지만 펀드는 회사의 주식을 직접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회사 또는 펀드(같은 목적으로 모인 돈 뭉치, 돈 묶음, 돈의 집합체)에 내 돈을 투자(돈 뭉치에 보태서 얹혀가는)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어 간접투자라고 한다. 예를 들면 내가 100만원 밖에 없는 경우 200만원짜리 주식을 살 수 없으나 200만원짜리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1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다. 그리고 금융자산의 직접운용은 내가 그 많은 주식 종목 중에서 종목을 언제 살지 등을 직접 결정해야 하나 펀드를 통한 간접 운용은 나는 돈만 내고 의사결정은 전문가가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일 큰 차이점은 주식은 개별 종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전략이 필요하지만 펀드 투자는 많은 주식에 대한 이해와 연구, 관찰, 투자를 위한 노력을 하는 몇명의 전문가, 특히 그 사람들의 투자 전략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즉, 개별 종목이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투자 스케줄, 철학, 전략, 스타일 등을 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웹퍼블리셔가 되기 위해 컴퓨터 디자인 학원도가고, 자바스크립트 가르치는 학원도 가고, 서버 쪽 프레임워크도 공부하면서 각각 따로 공부해서 웹 퍼블리셔가 되는 방법과, 취업 잘된다는 웹 관련 학원에 가서 1년 과정으로 커리큘럼에 맞춰서 차례대로 배워 나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의 차이 정도 되겠다.
그럼 그 많은 펀드 매니저 중에서 누구에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누가 내 돈을 벌어 줄까?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최대한 가능성 높은 사람을 압축해 낼 수는 있다. 어떻게? 그 사람의 성적을 보고.
유명한 투자가이자 경제학의 거두 케인즈는 주식시장을 미인대회에 비유했다. 즉, 내 의지나 가치판단과는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표가 몰리고 우승을 하게 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도 A라는 기업이 정말 좋은 실적을 작년에 냈고 올해도 많은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해서 성과가 좋을 것이 확실하더라도 시장에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으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관심 없는 종목이지만 시장이 환호하는 종목은 작은 뉴스나 실적에도 폭등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변화를 잘 읽고 감지하는 노련한 투자가는 자기의 기준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좋아할 만한 종목,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 종목을 찾아서 투자를 한다. 가끔 오판을 하거나 실수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꾸준한 실력을 인정받는 펀드매니저는 확률적으로 시장에서 더 환영받을 종목을 더 잘 찾아낸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천 여 종목의 주식을 일일이 들여다 보고 앞으로 오를 것인지 연구하고 고민하기 보다는 펀드매니저의 투자 스타일(가치투자, 성장주 위주 투자, 배당위주 투자, 급등주 투자, 공격적인 투자, 주가 하락에 대응하는 투자 등)과 성적( 3개월 수익률, 1년 수익률, 평균 수익률 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이 훨씬 성공할 확률이 높다 하겠다.
3. 누가 내 돈을 뺏아가는가?
내 돈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돈을 손해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펀드 가입에서 주의해야 할 비용은 선취수수료, 보수(비용) 정도다.
우선 실력 좋은 매니저를 선택했다면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로 달려가서 펀드에 가입(투자)하면 된다. 물론 요즘은 굳이 창고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인 금융시장 답게 내 돈을 노리는 사람도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우선, 선취수수료라는 놈이다. 선취 수수료는 은행, 증권사가 펀드를 팔때(투자자가 투자/가입할 때) 미리 수수료를 받아가는 것이다. 보통 1% 정도를 떼 가는데 1%의 선취 수수료를 뗀다고 해서 더 좋은 펀드 상품이 절대 아니다. 이건 정말 도둑질이나 다름 없는 짓이다. 왜 그런가는 선취 수수료의 뜻을 알면 금방 이해할 것이다.
선취 수수료란 판매 시점에 판매자가 미리 판매에 드는 보수(비용)을 미리 떼 가는 것이다. 내가 100만원을 펀드에 가입하면 가입하는 시점에 은행이 내돈 만원을 미리 떼고 펀드에는 99만원만 투입되는 것이다. 왜? 나를 펀드에 가입시켜주었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가? 내가 가서 창구에서 뭘 가입할 지 몰라 어리버리 할 때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투자를 권유했다고 해서 내 돈 1%를 꿀꺽하는 것이다. 이 선취 수수료는 판매보수와는 별도라 펀드 투자 후에 결산 (펀드들이 1년에 한번씩 비용과 이자들을 계산해서 장부에 반영해주는 절차)시에 또 판매 보수를 펀드에서 떼 간다. 즉 내돈에서 판매 수고비를 또 받아간다는 것이다. 무슨 특혜같은건 없다. 그냥 떼 간다. 안돌려주고. 그렇다고 선취수수료 받는 펀드가 다 좋은 펀드인가? 그런거 없다. 그냥 운용사에서 잘 나가는 펀드가 있으면 펀드에 이름 약간 바꿔서 새로운 상품인양 만들어 은행에서 선취수수료 받고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은행이 “우리가 팔아줄테니 수수료 많이 주는 펀드(선취수수료 떼는 펀드)를 하나 새로 만들어 줘” 라는 요청에 의해 판매사(은행)이 유리한 상품이 뚝딱 만들어진다(기존 상품에 시리즈 번호 하나 더 따는 수준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lass A 펀드 들). 그럼 이런 펀드는 왜 만들어질까? 그 이유는 자산운용사는 은행같은 판매망이 없으므로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진 은행, 증권사 등이 절대적으로 힘이 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은행 지점도 점차 축소되고 대부분의 금융상품도 온라인화 되기 때문에 예전보다 창구에서 직원이 권유하는 일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전국적인 판매망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은행, 증권같은 판매망이 없으면 (증권사보다 은행이 훨씬 강력한 판매망이다) 자산운용사는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가 있어도 투자할 돈을 직접 뛰어나가서 모으기 어렵다. 그래서 은행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다.
두번째로는 보수(비용)이라는 놈이다. 보수는 판매회사(은행, 증권사), 운용회사(펀드매니저가 다니는 회사), 사무관리사(펀드를 매일 계산해주고 돈 관계를 정리해주는 회사), 수탁회사(펀드의 재산을 실제 보관해주는 은행), 펀드평가사, 채권평가사 같은 회사들이 뜯어가는 돈이다. 운용회사가 가져가는 돈은 실제 운용실적에 따라 펀드매니저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받아가는 돈이므로 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머지 회사들도 필요에 따라 펀드의 구조에 따라 어쩔수 없이 일정부분 떼 간다. 하지만 모든 보수가 동일하지 않다. 펀드를 가입할 때 꼼꼼히 봐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보수가 높다고 해서 나에게 돈을 잘 벌어주는 펀드가 절대 아니다. 상품 구조상 보수가 높은 펀드가 있고 낮은 펀드가 있다. 그런데 때로는 그 차이가 너무 나서 펀드매니저가 비슷한 성과를 냈는데 보수로 왕창 떼 가고 나에게는 수익이 쥐꼬리만큼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잘 확인해야 한다.
대체로 인덱스 펀드의 경우 보수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하고(그냥 주가 지수를 따라가기만 한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짜여진 펀드들이나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펀드들이 대체로 보수가 높은 편인다. 하지만 보수가 높다고 수익률이 반드시 높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 어떻게 더 수익을 낼 것인가?
우리나라 펀드들의 과거 1년 수익률들을 계속 보다보면 비슷한 숫자들이 반복된다. 즉 5~8% 정도의 수익률이 되풀이된다. 가끔 30%, 50%대의 대박 펀드도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빈도나 확률,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주기적인 등락을 보면 1년에 5~8%정도의 수익률이 적절하다 하겠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짧은 단기간의 투자에 수익률은 최소 200%를 의미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펀드가 과연 주식을 대체하는 적절한 투자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서는 타협이 필요하다. 우선 첫번째는 우리나라 펀드에서 단기간에 (1년 이내에) 200%의 수익률을 기대하는것은 불가능하다 하겠다. 펀드는 그런 투기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란 위험을 감내하고 재화를 투입하여 재산의 증식을 기대하는 행위가 아니던가? 그런데 단기간에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는 것은 사기나 도박과 같은 큰 위험부담을 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High Risk High Return). 그래서 처음부터 엄청난 수익률을 기대하면 실망하기 딱 좋다.
펀드는 원금을 잃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즉 은행 정기예금과 같이 은행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는 상품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손해도 볼 수 있고 이익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이런 가변성, 확률, 변동성 등을 위험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정도의 오르락 내리락하는 등락을 기준을 바탕으로 기대할 수 있는 1개월 수익률이 최근에는 2-3%정도 된다(기대수익률은 과거 통계적인 방법 또는 1개월의 변동성과 무위험이자율을 바탕으로 sharpe지수를 산출하여 다른 상품과 비교하거나 과거 sharpe 지수 등과 비교하여 얻을 수 있으나 복잡한 과정은 생략하고 최근의 KOSPI 등락율을 바탕으로 추정해 보았다. KOSPI가 1970에서 2160까지 3개월만에 급등하면 단순평균으로 1개월에 3.2% 수익률이 나온다) 이 정도만 인식하고 두번째 타협점을 볼 필요가 있다.
펀드를 이용하여 수익을 더 내기 위해서는 펀드의 기본 원칙인 장기 투자에 배치될 수 있는 매매타이밍에 의한 성과를 인정해야 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자산 투자에 대해 현존하는 최고의 대가는 워렌버핏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워렌 버핏을 위시하여 모든 투자의 대가들이 끊임없이 주장하는 것이 장기투자이다. 즉 주가가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좋은 주식을 발굴하여 오를때까지 보유하다가 오르면 수익을 내고 판다는 전략(투자자들이 전문가적인 투자전략을 설명할 때는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원칙과 투자방법, 매커니즘이 있으나 일반인에게는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보통 이렇게 간략히 설명한다)이 좋은 성과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주식 투자에 대한 설명이지 펀드 투자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사실 누구도 주식이 오를지 내릴지 잘 모른다. 그리고 주식투자는 미녀선발대회처럼 내 눈에만 예쁜 여자를 고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또는 모든 심판관이 높은 점수를 주는 미녀가 1등을 차지한다. 마찬가지로 펀드매니저가 아무리 좋은 주식을 들고 있어도 시장에서 그 주식의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그 펀드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 주식이 폭락하는 경우에도 그 펀드매니저의 펀드는 지속적으로 주식에 투자해야하는 법적인 이유때문에 주식을 다 팔아치우지 못하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폭락한다고 다 팔아치웠는데 내일 급등하는 경우에는 이중으로 지탄을 받는다(비교대상인 BM에 대비해 수익률이 더 떨어지므로).
그래서 주식시장 전체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도 펀드 매니저는 펀드의 주식들을 팔지못하고 들고 있어야 한다. 소극적인 대응이라면 덜 떨어질 것 같은 종목으로 교체하는 정도?
하지만 일반 투자자는 펀드에서 돈을 찾을 수 있다. 즉 주가가 떨어지거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펀드를 해지할 수 있다. 또한 펀드가 이제부터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그 때 돈을 투자할 수도 있다. 이 점은 사실 주가가 언제 오를지 내릴지 모른다는 명제와 배치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펀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연구하면 펀드의 스타일이나 펀드매니저의 스타일, 주식시장의 흐름을 기준으로 확률을 상당히 좁힐 수 있다. 오늘 호재가 발표된 개별 주식의 주가가 내일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여러 기업들이 호재를 발표하고 환율이 안정적이고 주가가 연달아 며칠씩 상승하는 경우 펀드가 수익을 낼 것을 예상하기는 쉽다.
즉 장기 투자라고 무턱대고 아무때나 투자해서 10년씩 기다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좋아지기 시작할 때 좋은 펀드를 찾아 가입하여 3개월에 10% 정도의 수익을 내고 빠져 나오면 1년에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고 5년동안 3회 정도만 성공하면 30%(=연 6%)의 훌륭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투자 기간 사이에는 금리가 낮은 은행 상품에 넣어두기만 해도 최소 1~2%의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얼마나 훌륭한 투자 방법인가? 이게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언제가 성장기인지, 활황기인지, 폭락기인지 회복기인지 선뜻 알기는 어렵다. 짧게는 몇주, 길게는 몇 년 단위로 움직이는 장기추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흔히 말하는 대학생, 주부가 증권사 객장에 나타나면 (요즘은 객장의 전광판이 다 사라졌다) 주식이 떨어지는 신호라고 하거나, 대기업 한 두개가 망하고 나면 주식이 오르기 시작한다는 속설들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보일 때 곧 회복기가 다가오고 최대 활황일 때 폭락을 대비하는 자세로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5. 맺음말
그럼 펀드투자는 해?말어?
해야한다. 펀드매니저(전문가)에게 되도록 돈적게주고 (낮은 보수) 주식시장이 이제 대체로 오르겠다 싶을 때 돈을 왕창투자해야 한다 하는게 결론이다.
써 놓고 보니 결국 펀드를 잘 하면 돈 더 번다 하는 뻔한 얘기에 불과한데, 조금 장황해졌다. 사실 펀드는 일반 은행 상품과 다르고 교과서에 나오는 주식 투자 방법론과도 또 다르다. 그리고 상품구조도 다르고 법적인 요소도 다르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나 인터넷에서 가끔 보이는 짧은 펀드 설명과 가입 권유는 현실을 가르쳐주기보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늘어놓고 위험 부분은 제외한 성공적인 수익률 이야기, 또한 어설픈 예찬만 늘어놓고 만다.
그렇게 가입한 펀드들은 한때 유행하던 브릭스, 차이나, 인사이트 펀드 등과 같은 참담한 전략적 실패를 하게 되고 결국 일반인들에게 펀드에 대한 막연한 반감과 “돈도 안되는게 내돈 다 깨먹었다”하는 오해의 경험만 안겨줄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누구나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기본적 원칙만으로 펀드로 돈을 버는 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번 써 봤는데 알맹이는 빠진거 같긴 하다.
물론, 어떤 펀드에 가입할 것인가 하는 핵심 부분은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