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나 자산 배분 따위가 어찌 재테크에 들어가겠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 사회 초년생이나 재테크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는 전통적인 은행 정기예금과 정기 적금은 재테크의 가장 기본적인 상품으로 연상되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사실 은행에 예치하는 예적금은 수익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기 보다 돈을 맡겨두거나 쌓아두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굳이 인플레이션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돈의 가치는 갈 수록 떨어지고 요즘같은 경우 이자율도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를 받는다는 것은 재테크 수단으로는 가장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할 수단이다. (3천만원짜리 자동차를 사는 경우 현재의 3천만원을 정기예금에 넣으면 3% 복리라 하더라도 5년 후에 3천 4백7십만원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동급의 자동차가 5년 후에는 4천만원짜리로 출시될 거다. ㅠㅠ)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 수준의 은행 통장은 건너뛰고 전통적인 예,적금이나 한때 유행했던 통합계좌, 유동성 계좌 등은 간단히 개념만 맛보고 넘어가도록 하자.
(간혹, 주거래 은행과 급여통장 등의 혜택으로 금리를 0.05%를 더 받고 대출 이자가 더 싸고 하는 세밀한 마이크로 재테크에 대한 팁들이 많이 나오는데 잘 읽어보고 챙겨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월급을 받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좋든 싫든 급여통장을 만들게되고 급여통장에 돈이 들락날락하면 기본적인 혜택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통장에 평잔이 충분하지 않으면, 즉 평소에 잔액이 계속 쌓여있지 않고 거쳐가거나 들어가자마자 다 인출되거나 하는 통장이라면 혜택은 평소 계좌이체 수수료 외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별한 캠페인 따라 급여통장을 이 은행 저 은행 옮길 수도 없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
1.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정기예금은 일정한 금액을 미리 약정된 기간 동안 은행에 빌려주고 그 이자를 받는 은행 상품이다. 보통 일반인은 6개월, 1년, 2년 이런 방식으로 만기가 딱딱 떨어지게 맡기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제한이 없다. 정기적금은 일정한 주기 (통상 매달)로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만기에 한꺼번에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 방식이다. 적립식 펀드를 설명할 때 해당되는 개념이다. 보통 뭉칫돈( 꼭 수억대가 아니라 하더라도)이 있으면 정기예금을 넣고 월급이나 곗돈, 용돈 같이 주기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적금을 들게 된다. 가끔 정기적금 금리가 조금 (아주 쬐끔) 더 높다고 정기예금이 더유리하냐 정기적금이 더 유리하나 궁금해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기예금이 훨씬 유리하다.
이유는 정기예금은 돈을 맡긴날부터 전체 금액에 이자가 붙어나가지만 정기적금은 첫달에는 첫달에 넣은 금액에 대한 이자가 붙어 나가고 둘째달에는 첫째달과 둘째달에 넣은 돈에 대해 이자가 붙어 나가는 방식이라 만기때까지 넣을 돈이 같다면 ( 매달 10만원씩 1년 넣는 정기적금과 120만원짜리 정기예금같은 경우) 정기예금이 훨씬 이자를 많이 받게 된다.
하지만 정기예금이든 정기적금이든 그냥 돈을 잠시 맡겨둔다, 또는 쌓아서 목돈을 만든다는 개념으로는 억지로 눈감아 줄 수 있지만 독한 재테크 투자자들에게는 절대 용납이 안되는 투자이다. 왜냐하면 정기예금 이자는 물가 상승률보다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이고,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경우 이자는 시중은행 보다 높으나 위험성이 높아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2. MMF
MMF는 투자한 돈을 만기가 얼마남지않은 ( 1년 미만인 ) 우량등급 채권이나 기업어음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만기나 기업어음 (CP), 양도성 예금증서 (CD)가 만기가 신용등급이 높고 만기가 짧을 경우 큰 위험 부담 없이 만기까지의 이자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상품중에는 안정적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같이 금리가 낮을 경우에는 신용등급이 높고 만기가 짧은 우량 채권이나 기업어음들의 금리가 너무 낮아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할 수도 있고, 기껏해야 비슷하거나 병아리 눈물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MMF는 법인용 MMF보다 더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MMF는 “금리가 대체로 높으면서 기업 신용도들은 높으며 안정적인데 비 경제적인 요인으로 인해 신용경색이 오거나 자금줄이 얼어붙어 단기금리가 치솟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보통 유효하다.
기관투자자들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기관은 익일 출금)하고 은행 정기예금에 넣을 수 없는 단기자금 운용에 사용하지만 개인은 별로 관심 가질 필요는 없다. IMF의 광풍이 몰아치던 때에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기업 신용등급이 모두 강등되고 자금 회전이 안될 경우에는 24%, 26%짜리 MMF도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삼성전자 주식을 5만원에 사는게 훨씬 수익률이 높다. MMF 금리는 달성한 금리를 고시하는 것이지 정기예금처럼 약속하는 금리가 아닌 실세 금리이므로 24%의 수익률을 달성한 MMF에 내가 가입하더라도 한달 후 내 투자금의 수익률은 5%일 수도 있다.
또한 아주 드물긴 하지만 우량 회사채라고 하던 종목들이 부도나서 쓰레기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원금손실도 발생할 수 있으니 절대 정기예금, 정기적금만큼 안전한 상품은 아니다.
3. MMDA
MMDA는 개인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 통장으로 잔고가 1억 이상이면서 5일 이상 통장에 있으면 금리가 몇 %, 3억 이상은 몇 % 하는 식으로 비연속적으로 입금 금액에 따라 금리가 차등적용되는 통장이다. 하지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빈번하게 큰 돈이 들락거리는 경우가 아니면 수시입출식 통장 금리를 적용받아 제일 낮은 단계의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 돈이 들락 날락하는 관공서, 정부기관, 대단지 아파트 관리비 수납 같은데나 사용할 통장이다.
4. 기타 RP, CMA, 특판 상품들
RP는 환매조건부채권라는 다시 사 가는 조건으로 파는 채권을 사는 상품이다. 한국은행이 통화량 조절 때문에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기예금보다 조금 금리가 높고 금리가 상승할 때에도 확정금리를 받으므로 채권보다는 유리하다고 하겠다. 다만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도와 수익률을 생각하면 되겠다.
CMA는 원래 특정한 상품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MMF처럼 CP, 국고채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계좌였다. 최근에는 유사하게 MMT나 MMF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은행상품들도 많이 나왔으나 MMF가 당일 출금이 가능해져서 은행에서 가입하는 MMF에 대비한 뚜렷한 메리트가 없어졌다. 수익률도 결국 MMF와 도찐개찐.
그 외 특판 상품들이 많이 있는데 은행 특판, 증권사 특판 상품들은 “특별히 판매하는 상품”이라는 뜻인 만큼 허실을 잘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파는 상품들 중 정기예금에 특판 금리가 더 얹히는 경우는 투자를 고려하고 돈을 맡길지 말지 고민할 수 있지만 “특판 은행 후순위채” 등과 같이 상품 자체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상품들은 은행이 뭔가 위험한 상품을 팔기 위한 이벤트일 수 있다. 물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므로 특판 상품중에 알짜 상품이 한 두개씩 있을 수 있으므로 눈뜨고 잘 찾아보긴 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상품이라고 하더라도 특판 상품들은 늘 부담할 수 있는 위험, 손실이 나도 되는 금액을 생각, 고민하고 알아보고 자산 배분 계획을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해야 한다.
그 외에 기타 시중은행 또는 저축은행들의 상품들이 있는데 은행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냈다는 뉴스를 가만 뜯어보면 결국 고객에게 주는 이자는 (고객이 투자할 때 주는 이자는 ) 낮고, 고객에게 투자 또는 대출하는 경우에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한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은행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결재의 편리함과 보관료 안받고 우리 돈을 보관해 주는 정도로만 이해해야지 은행 상품에 입금하는 행위를 투자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겠다.